우리나라가 OECD국가 중 자살 증가율이 1위이고 그 중에서도 노인들의 자살률이 가장 높다는 통계가 나오고 있다.
굳이 이유를 말하자면 국가의 복지정책에 문제가 있지만 자식들이 부모를 돌보지 않는 이유로 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평생의 마음을 자식에게 바치고도 생활고에 시달리는 독거 노인이 급증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로 보아야 한다.
경제력을 잃은 부모를 짐으로 여기거나 아예 인연을 끊으려는 현실은 우리를 더욱더 슬프게 하고 있다.
고려장 풍습이 있던 고구려 때 박정승은 노모를 지게에 지고 산으로 올라 갔다. 그가 눈물로 절을 올리자. 노모는"네가 길을 잃을까 봐 나뭇가지를 꺾어 표시를 해두었다"고 말했다. 박정승은 이런 상황에서도 자신을 생각하는 노모를 차마 버리지 못하고 국법을 어기며 몰래 노모를 모셔와 봉양을 했다. 그 무렵 당나라 사신이 똑같이 생긴 말 두 마리를 끌고 와 어느 쪽이 어미이고 어느 쪽이 새끼인지를 알아내라는 문제를 냈다. 못 맞히면 조공을 올려 받겠다는 것이었다. 이 문제로 고민하는 박정승에게 노모가 해결책을 제시해 주었다. "말을 굶긴 다음 여물을 주렴, 먼저 먹는 놈이 새끼란다."이러한 노모의 현명함이 나라를 위기에서 구하고 왕을 감동시켜 이후 고려장이 사라지게 되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우리나라는 고려장이라는 속어가 전해지고 있다. 그 용어가 지금은 노치원(老稚園),요양원이(療養院)이라는 신종의 용어가 유행을 하면서 언젠가는 가야 하는 곳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어버이날이 지나갔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어버이날의 의미는 너무도 많이 퇴색해 버린 느낌이 든다. 몇 년 전 만해도 우리 사회의 가정은 효(孝)의 사상이 짙게 배어 있어 동방의 예의지국이란 별칭을 받기도 하였고 외국인들은 한국 가정을 많이 부러워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옛날 고종황제의 밀사를 지냈던 헐버트(Homer B. Hulbert)는 이 세상에서 관습적인 노인복지가 가장 완벽하게 된 국가는 조선이라 했고, 알렌(H,H, Allen) 선교사는 노인과 망인(亡人) 사이가 단절되지 않고 연결되어 이 세상에서 죽는 것이 가장 두렵지않는 즐거운 노인 천국이 조선이라 칭찬하기도 하였다. 이토록 반세기 이전만 해도 어버이를 공경하고 나이를 먹었다는 이유만으로도 어디를 가나 융숭한 대접을 받았던 사회가 바로 우리의 사회였다. 그러나 요즘 우리사회는 어떻게 변했는가? 최근 힘없고 쇠약해진 부모를 짐스러워하고, 심지어는 내다 버리는 현대판 고려장이 벌어지는 살풍경이 일어나기도 한다.
거짓말 같은 사실을 이야기해 보자, 아내와 사별하고 시골에서 재력(부동산)이 있는 홀로 살고있는 70세가 넘은 노인 한 분이 있었다. 서울에 사는 아들과 며느리가 아버지를 모시고 효도하며 살겠다기에 부동산 일부를 정리하여 서울로 올라왔다. 그러나 그 노인은 서울 생활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 체, 얼마를 지내는 동안 아들 집안에 서열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며느리가 집안의 첫 번째이고, 두 번째는 손자 손녀이며, 셋째가 아들(남편), 넷째가 강아지, 다섯째가 식모, 그리고 자기가 여섯 번째인 것이다. 외출을 하고 들어온 며느리는 식모에게 애들 아빠는 언제 들어왔느냐를 묻고 다음은 강아지 밥은 주었느냐를 묻지만 시아버지께는 점심을 챙겨 드렸느냐는 묻는 법이 없었다. 얼마 동안을 지내보았으나 너무도 어이가 없어 다시 시골로 내려가면서 아들에게 "3호야 잘 있거라, 6호는 간다"라는 짤막한 편지 한 줄을 남겼다. 참으로 웃지 못한 이야기이다. 이런 세상이 되고 있다는 사실에 슬픔이 앞을 가로막고 만다.
성경 십개명을 보면 5번째 계명에 부모를 공경하라, 생명의 뿌리를 사랑하라는 말이 있다. 그러므로 효도(孝道)는 현재형(現在形)이어야 한다. 효(孝)는 부모님이 살아 계실때에 만 가능하다. 더 늦기 전에 더 깊은 회한(悔恨)의 눈물을 흘리기 전에 아들 딸들에게 송강 정철선생의 훈민가(訓民歌)를 들려주고 싶다.`어버이 살아 실제 섬기기를 다하여라. 지난 후면 애달프다 어이하리. 평생의 고쳐 못한 일은 이 뿐인가 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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